경기 리뷰

[20-21 PL] 조금 늦은 사우스햄튼 vs 토트넘 코멘트 리뷰 (feat. 손흥민 4골)

옥풋볼 2020. 9. 22. 11:25
  • 효율적인 침투 플레이를 선보였던 토트넘과 손흥민

 이번 경기에서 토트넘 공격의 핵심 키워드는 '침투'였다. 압박 수비를 펼치며 라인을 높게 끌어올린 사우스햄튼의 배후 공간으로 계속해서 침투를 시도하며 골문을 두드렸다. 볼 점유에 집착하거나 침투가 제 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만들어낼 수 없는 결과였다. 손흥민을 앞세운 토트넘은 효율적인 침투 플레이를 펼쳤으며, 자신의 강점과 상대의 약점을 제대로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취소된 2개의 득점도 모두 침투 과정에서 오프사이드 파울을 범한 것이다. 즉, 토트넘은 확실한 색깔의 공격을 선보였으며, 과정과 결과가 모두 만족스러울 수 있는 공격을 펼쳤다.

 

  • 사우스햄튼의 공격적 특징

 사우스햄튼은 볼 점유를 기반으로 하는 공격이 아닌, 가능한 골문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전진성 있는 공격을 시도했다. 이에 전진 드리블과 전진 패스 그리고 침투가 빈번하게 이루어졌고, 토트넘의 수비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공격들이 좌측면에 쏠린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쏠린 공격만큼이나 토트넘의 수비도 우측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우스햄튼의 공격은 위협적이었지만, 결과를 만들어내기에는 부족했다. 양쪽 측면에서 모두 이러한 공격 작업을 펼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 토트넘 미드필더들의 위치

 이번 경기에서 토트넘의 미드필드에는 은돔벨레와 호이비에르 그리고 윙크스가 선발로 출전했다. 주로 윙크스가 가장 낮은 위치에서 볼을 배급하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때에 따라서 호이비에르가 대신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동일 선상에서 활약했다고 보는 것도 맞다. 은돔벨레는 두 선수의 앞 선에서 움직임을 가져갔다.

 후반전에는 은돔벨레를 대신해서 로 셀소가 투입되었다. 로 셀소도 마찬가지로 두 선수의 앞 선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으며, 윙크스와 호이비에르는 동일 선상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 SPOTV 중계 화면 / SPOTV NOW 캡처

  • 승리에 큰 공헌을 했던 토트넘의 수비 방식

 침투 플레이만큼이나 승리에 큰 공헌을 했던 것이 바로 토트넘의 수비 방식이다. 사우스햄튼이 전진성 있는 공격으로 토트넘의 수비진을 계속해서 흔들었지만, 토트넘의 수비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미드필더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수비진을 끊임없이 보호했기 때문이다.

 

ⓒ OK FOOTBALL

 

 전방에서 공격수와 2선 미드필더들이 압박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3선 미드필더와 수비진은 간격을 좁게 유지하며 움직였다. 2선과 3선의 간격이 벌어지는 리스크가 있음에도 3선 미드필더들은 수비진과 밀착해서 플레이하며 수비진을 보호했다. 사우스햄튼의 공격이 전진성이 강함으로 인해 토트넘의 수비진이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을 수 있었지만, 3선 미드필드가 수비진 앞에 위치했던 탓에 부담이 줄어들 수 있었다.

 

 이렇게 1차적인 사우스햄튼의 공격을 지연하거나 막아낸 이후에는 2선 미드필더가 수비에 합류하여 수적으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또한 사우스햄튼의 공격이 좌측면에 쏠린 것은 다행이었다. 이를 막기 위해 수비가 우측면과 중앙에 밀집하면서 많은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고, 협력 수비와 커버링에 효과적인 대형을 갖출 수 있었다.

 

  • 패배의 원흉이 된 사우스햄튼의 압박 수비

 사우스햄튼은 전체적인 라인을 높게 올리고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수비를 시도했다. 이러한 압박 수비는 토트넘의 공격 전개를 방해하고, 나아가 상대 진영에서 볼 소유권을 얻어내어 유망한 공격 작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실제로 직선적인 공격으로 토트넘의 골문을 위협하던 사우스햄튼의 스타일과 잘 맞는 수비 방식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토트넘의 공격이 배후 공간으로의 침투만을 고집하는 것을 알고도 대비를 철저히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속도전에 강한 손흥민이 끊임없이 배후 공간으로 침투를 시도하며 자신들의 골문을 위협했음에도, 사우스햄튼은 압박 수비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침투 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사우스햄튼은 5개의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압박 수비는 사우스햄튼의 가장 큰 패배 요인이다.

 

  • 토트넘의 이후 경기들을 기대해봐도 좋을까

이번 경기에서 토트넘의 공격 작업은 꽤나 훌륭했다. 필요한 타이밍에 침투와 패스들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효율적인 공격 작업을 진행했다. 무리뉴가 손흥민을 수비적으로 활용하며 문제가 제기됐던 토트넘이지만, 이러한 우려들을 기대감으로 바꿀 수 있을만한 경기였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가레스 베일을 영입하며 공격적인 무기를 추가했고, 보강이 필요했던 왼쪽 풀백 자리에 레길론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이적생들을 팀에 얼마나 잘 녹아들게 할 것인지, 기존에 있던 선수들과 이 선수들의 조화를 얼마나 잘 이루어낼 것인지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또한 사우스햄튼을 상대로 펼쳤던 경기력을 이후 경기에서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물러서서 수비를 진행하는 팀의 수비를 뚫어낼 수 있어야 하며, 압박 수비를 펼치는 팀을 상대로는 이번 경기를 떠올릴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